티스토리 뷰
공부는 자신의 발전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여겨졌다. 그래서 과거에 공부는 입시를 위한 한정 된 도구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입시를 떠올리게 한다.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기본 도구가 되었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공부를 하지만 그 궁극의 목적은 대학(大學)이 아니고 취업 준비를 위한 학습이 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현재 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지위를 얻으려고 하거나 현재의 환경에서 취득한 지위를 유지하려고 한다.
"경쟁에서 패하면 자칫 이 사회의 노비로 전락할 수 있으므로. 물론 경쟁의 종착지에 무엇이 기다리는지는 모른다." - p. 9
이렇듯 공부는 공포 마케팅의 도구로 휘둘려 지며, 사회의 불안 조성과 함께 학부형들의 주머니를 빨아먹는 괴물이 되었다. 사회적 합의에 의해 이렇게 정의된 공부는, 옳은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영민의 [공부란 무엇인가]는 공부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다시 환원 해 주려고 한다. 저자가 연재했던 칼럼을 정리하여 묶은 책이다. 입시 위주의 사회에서 공부의 정의가 아니라, 실질적이며 우리 삶에 필요한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리고 누구나 공부를 통해 우리의 삶이 조금이라도 변화하게 된다고 믿기를 원한다.
"어떤 공부도 오늘날 우리가 처한 지옥을 순식간에 천국으로 바꾸어주지는 않겠지만, 탁월함이라는 별빛을 바라볼 수 있게는 해줄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더 나은 것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주고, 나아가 보다 나은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할 것이다. 그러한 믿음 속에서야 비로소 비방과 조소를 넘어서는 논리와 수사학의 힘을 빌려 공적 영역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읽고 쓰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가능한 인간의 변화에 대해 믿게 될 것이다." - p. 13
공부가 꼭 삶의 손익계산서에서 이익이 될 필요는 없다. 꼭 재미있거나 진로에 도움이 되는 분야를 선택해야 할 필요도 없다. 때론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는 즐거움에 빠져 살기도 하고, 지금보다 좀 더 예민하게 느끼게 될 수 있다. 꼭 어디가서 배우는 행위가 공부는 아니다. 강의는 수동적인 방법이 아닌 자신이 연구하고 깨달아가는 과정의 공부가 삶의 긍정성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 막 대학에 진학 하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자기개발을 해야한다는 강박에 불안해 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공부라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자유롭고 즐겁게 지식의 탐구를 즐기는 공부도 경험하기를 바란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재 혁명(조벽) - 아이들의 꿈을 빼앗은 어른 (0) | 2024.08.27 |
---|---|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송은주) - 초등 교사의 변화와 현실 (1) | 2024.08.05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강지나) - 빈곤과 청소년에 대한 기록 (4) | 2024.07.22 |
피로사회(한병철) - 성과에 강요 된 사회 (0) | 2024.07.11 |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박용희) - 동네책방, 개성을 만들어가다 (0) | 202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