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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 '한병철 교수'가 논문과 강연을 통해 발표 했던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이름은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독일로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독일에서 대학교수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책은 현재 사회의 맹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가 점차 디지털화 됨에 따라 명확히 보이는 성과를 토대로 개개인의 실적을 평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어느새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허울좋은 이름만 있을 뿐 결국 수많은 부품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됨을 이야기합니다.
여러가지 모듬 중 첫번째인 '신경성 폭력'에서는 시대마다 고유한 질병이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과거에는 기아, 질병 등이 질병이었다면 현대 사회는 '긍정성의 과잉'이 질병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성과주의 사회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힘들고 지침에 대해서도 긍정을 강요 받습니다. 결국, 조직의 모순이나 사회의 시스템적 문제를 개인의 긍정 부족으로 치부하게 됩니다.
특히 인상 깊은 모듬은 '깊은 심심함'이라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멀티태스킹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이야기 합니다.
 
멀티태스킹이라는 시간 및 주의 관리 기법은 문명의 진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멀티태스킹은 후기근대의 노동 및 정보사회를 사는 인간만이 갖추고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퇴화라고 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은 수렵자유구역의 동물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습성이다. 야생에서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기법이 멀티태스킹인 것이다.

 

도구의 발전은 인간을 다시 멀티태스킹의 시대로 환원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사람은 심심함을 견디지 못하고 출근길, 잠들기 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도 무언가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당연한 행위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것은 인간에게 고민할 시간 자체를 뺏어 가게 되었습니다.
책은 생각할 꺼리를 매우 많이 던집니다. 지금의 흐름은 과연 인간에서 유익한 것인가, 경제 발전을 해야만 우리 삶이 인간다워 지는가 등등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많은 정보의 교류는 무지를 벗어나게 해 주었지만, 과잉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인간은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소진하고 충전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인용문을 끝으로 이번 서평은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의 면역체계는 방어하는 체계이다. 시대는 이러한 면역의 시대에서 점차 긍정의 시대로 왔다. 이 긍정의 시대에서는 부정은 부정한 것으로 치부되어, 무엇을 하든 그 일에서 정점에 이르도록 독려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은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여 피로한 상태가 되고 만다. 이것이 만연하여 피로사회가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 때문이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그런 것이 일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이라기 보다는 일을 하는 자신의 삶이 자신을 그렇게 내몰아 가기 때문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것과 같이 세상이 그렇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어느순간 부정적 생각을 표출해내는 '아니오'라는표현은 세상에서 가장 부정적인 표현이 되어 버리고 무능력함을 표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부정적인 모습이 바로 피로사회이다.

 

 

 
피로사회
『피로사회』는 현대사회의 성과주의에 대하여 날카롭게 비판한 책으로, 독일의 주요 언론 매체가 주목한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성찰을 담아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냉전, 면역학, 규율사회 등 적대성 내지 부정성을 바탕으로 한 과거의 사회에서 현재는 부정성이 제거되고 긍정성이 지배하는 사회로 변화했다. 그는 이 새로운 사회를 성과사회, 그리고 이 사회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을 성과주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성과사회의 과잉활동, 과잉자극에 맞서 사색적 삶, 영감을 주는 무위와 심심함, 휴식의 가치를 역설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피로’의 개념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
한병철
출판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1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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